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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역사, 인문

책 리뷰) 역사 혹은 기억의 재현

by 민크라운♡ 2021. 4. 18.

 바로 어제가 오늘의 역사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삶은 곧 역사이다. 우리는 역사의 주체가 될 수도 있고 객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객관적으로 완벽히 역사를 재평가할 수는 없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우리 또한 역사 안에서 숨을 쉬는 , 역사와 관련된 존재이기 때문에 역사 바깥에서 역사 안을 들여다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우리로 하여금 역사를 보다 객관적으로 알고 평가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것의 능력을 빌려야 할 것이다. 필자는 그것이 문학과 이야기라고 말한다. 우리가 역사의 진리를 배우는 데는 소설과 같은 문학적인 요소의 역할이 크다.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도 우리가 80년 5월을 기억해 낼 수 있는 것은 사건을 담은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금남로에서 재현되는 80년 5월을 주제로 한 일종의 길거리 연극 또한 그런 존재 중 하나이다. 

 

 소설은 사실에 기초를 하기 때문에 과거의 일을 재현하는 기억은 소설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억은 시점의 상황과 서술자의 욕망에 따라 재구성되기 쉽고, 기억과 망각이라는 기능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완벽한 과거의 재현이란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볼 때 소설을 통한 역사적 진실 찾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이삼교의 <그대 고운 시간> 은 너무 가족사적인 부분만을 묘사하여 역사적인 사건을 제대로 다루고 있지 못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5.18은 국가 권력에 의해 아무런 법적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것을 통해서 비극적인 역사의 일면을 보여준다. 이유 없이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건은 역사적인 연원을 가지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문순태의 <일어서는 땅>에서는 5.18을 한국 현대사를 가로지르고 있는 분단 모순의 연장선 위에서 발생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5.18 이후의 평가 역시 중요하다. 5.18 당시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에만 치우쳐서는 안 되고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미래적 의미 역시 탐색해 봐야 한다. 

 

 또한 5.18 계층의 주도로 이루어진 계급 혁명적 투쟁이 아닌 모든 국민의 봉기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봄날>은 다양한 등장인물의 시선을 빌어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항쟁이 참여했다는 민중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5.18 소설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5.18이 우리가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 즉 인권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국가 폭력에 대해 절대로 굴복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은 변한다. 그동안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가치들 중엔 더 이상 쓸모 있어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여전히 높이 평가되는 가치 또한 존재한다. 인권이라는 것은 우리들이 계속해서 지켜내야 할 가치이다. 5.18 역시 끊임없는 연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문학의 힘은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나 5.18  역시 끊임없는 연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5.18세대가 아닌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5.18을 주제로 한 소설과 영화가 그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볼 때, 5.18 정신을 잇기 위해서 다양한 문학적 탐구가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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